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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대교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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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경희의대인
  • 작성일 : 2001-06-17
  • 조회 : 4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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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대안] 연세의대교육의 개선방안

 

베트콤(vietcomm@freechal.com)

 

개선 방안 논의의 방향과 분석틀

 

  의학교육문제는 최근 의료사태와 관련하여 관심이 증폭되었지만 실제 오래 전부터 많은 논의와 시도가 있어 왔었다. 우리학교의 경우도 의학교육학과가 1996부터 세워져 이와 관련된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논의와 시도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교육 전문가의 수준에서 한정되고 교육의 한 주체라 할 수 있는 학생의 불만과 의견을 주 논의의 장으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교육문제를 논의에 하는데 있어 학생의 위치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자 측과 학생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이 글의 방향은 교육문제를 알아보고 개선안을 마련해 보는데 있어 학생의 불만과 의견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함을 밝혀둔다. 그리고 이 글은 의학교육문제를 교육목표, 교육 내용, 방법, 평가, 제반환경의 틀로서 바라보고 그 각각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개선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교육 목표의 정립

 

  교육 목표는 교육의 방향은 물론이고 그 내용과 방식 등 전반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문제점을 논의하는데 있어 항상 그 중심이 되어 왔었다. 실제로 의대 교육의 여러 문제점에 있어서도 교육 목표의 문제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대 의대의 경우 교육 목표 자체가 불분명하고 그것으로 인해 교육 전반의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의 교육 목표의 불분명성은 명문화된 문서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교육 목표가 거기에 맞는 교육과정 속에서 행해지고 있느냐의 문제로 봐야 옳다. 이런 면에서 교수들이 교육 목표가 무엇인지 말하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는 점과 실태조사 결과에서 학생들 또한 교육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데 많은 의견을 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교육 목표의 불분명이 어떤 문제점과 연결되는지 살펴보자. 교육 목표의 불분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내릴 수 있다. 하나는 과학이 발전하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늘어난 의학 지식과 기술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가르칠 것인가의 개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의과대학 기간에 가르쳐야 할 것과 전공의 기간에 가르쳐야 할 것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의 경우, 교수는 일단 모든 지식을 다 가르쳐 주고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기초 실태조사 결과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과도한 강의시간, 통합과정이 안되어 생기는 비효율 등의 문제점을 만들어 낸다. 후자의 경우는 임상 실습과 관련하여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실습에 있어 학생들이 수기를 하고 넘어가야 할 뚜렷한 항목이 부재하고 형식적으로 실습이 진행되고 있는 문제, 실제 교수는 전문 지식을 과도하게 가르침으로써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데 정작 알아야 할 기본술기나 환자-의사 관계 형성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학생들은 불안해하는 아이러니, 과도하게 늘어난 minor의 비중 등 모두가 학생의 교육목표와 전공의 교육 목표가 구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버드의 경우 이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데, 학생 실습에서 1차 진료 능력 배양과 의사-환자 관계 형성에 대부분의 시간이 투여되고 있고 실제 실습 현장에서 전문지식에 대한 discussion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는 전문 지식을 등한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의과대학 교육 목표와 전공의 교육 목표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연대의대 교육 목표는 불분명하며 그것이 제반 여러 문제점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교육목표의 명확한 설정은 현 의학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해결의 실마리이며 시급한 과제이다.

  이제 문제는 교육 목표를 어떤 것으로 설정할 것이며 거기에 맞게 교육 과정을 어떻게 개편해 나가는 가이다. 여기에 대해 청년의사 3차 심포지엄 "의학교육과 전문의 제도의 개혁을 위하여" 에서 논의의 시작점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교육 목표는 교육 제공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정되어 강요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의료 인력의 양성이라는 사회의 맥락에서 의과대학 교육 목표는 사회와의 합의, 피교육자와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학교의 경우 교육목표를 주요하게 논의한 적이 없으며 막상 있다해도 교육 제공자들 위주였지 피교육자와의 합의가 전혀 없었다. 이에 새롭게 사회와의 합의, 피교육자와의 합의에 의한 깊이 있는 교육목표 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교육 목표 설정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 여기서 간단히 언급한다면 지역 사회문제를 바탕으로 한 1차 의료능력 배양을 교육 목표로 명확히 설정하고 거기에 맞고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 아닐까 한다.

  먼저 사회의 맥락에서 볼 때 한국 의료현실은 의료전달체제의 측면에서 1차 의료 강화를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과도하게 전문의가 양산되어 정작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1차 의료능력은 적절하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과대학 교육에 있어 1차 의료 능력 배양을 담보하는 것이 더없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존하는 교육문제들을 해결하는데 1차 의료능력배양으로의 교육목표 설정은 대단히 좋은 방법이 된다. 과도한 강의시간, 불필요하게 지나친 전문지식 강조, 기본술기와 환자-관계 형성의 등한시 등으로 말해지는 교육전반의 부실함을 1차 의료능력 배양이라는 목표아래 배워야 할 것만 명확히 효율적으로 배움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또한 대학 병원 환자 중심의 교육이 가져왔던 폐해 또한 외부 1차, 2차 병원 파견실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도 지역 사회에 바탕을 둔 학습이라는 개념으로 1차 의료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1970년 대 우리와 비슷한 보건의료 문제(지역별, 전공별 의사분포의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었던 미국의 New Mexico 의과대학은 일차진료과정이라는 새로운 과정을 도입하였다. 여기에서 간단히 살펴보면,

New Mexico 의대의 일차진료의 교육-PCC (Primary Care  Curriculum)

  1학년 마지막 4-5개월 간 동안 학생들은 New Mexico 주의 의료 소외 농촌 지역으로 보내진다. (물론 이 때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지역 사회에서 거주하면서 일차 진료의의 감독하게 주로 팀 단위로 활동한다. 이 과정 동안 학생들은 좀 더 독립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면서 자기주도학습 기술과 PBL 기술을 확장시키고 현실에 적용한다. 학생들은 가상 문제와 서면화된 증례 대신에 의료기관의 진짜 환자나 그 지역사회의 보건의료문제들을 학습자료로 삼는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임상환자를 돌보는데 반나절을 보내고 공부와 지역사회 보건 사업에 참여하는데 나머지 반나절을 보낸다. 1b 단계의 목적은 학생들이 건강문제와 의료의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균형 잡힌 임상경험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 ....중략

  이에 대해 New Mexico 의대는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지역 사회에서 진짜 환자를 돌보게 되면서 학생들은 직업병, 아동학대, 그리고 가난의 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진지하게 몰두하게 된다. 많은 교수들은 지역사회에 기반한 학습이 PBL의 요소를 적용하는데 가장 풍부하고 도덕적인 구조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하버드의 경우도 적용된다. 하버드 의대는 기존 의학 교육의 문제점을 New Pathway 과정을 도입함으로써 성공적으로 극복하였다고 말해지는데, 이 New Pathway 과정도 바로 1차 의료능력의 배양 강조로부터 시작된다.

  New pathway 식 접근법의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미래의 전공분야와 상관없이 모든 임상의사들에게 요구되는 태도, 수기, 지식을 강조하고, 정보의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식을 신중하게 선별한다.

2. 소그룹에게 긴밀한 학생-교수 관계를 형성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서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3. 전 교육과정에서 임상과 기초를 혼합한다.

4, 강의시간을 축소하고 소그룹 튜토리얼과 같은 능동적인 교육방법을 이용한다.

5. 건강 증진, 질병 예방과 같은 주제를 강조하고, 정보처리, 비판적 분석, 자율학습, 자율평가와 같은 기술을  강조한다. "

  마지막으로 1차 진료 능력배양으로의 교육목표 설정은 현 학생들이 대부분 원하고 있다는데 그 당위성이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교육목표의 설정은 피교육자와의 합의가 상당히 중요하며 그것은 교육의 효율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현 학생들이 1차 진료능력배양을 교육 목표로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함은 현 사회의 요구와 의대교육의 문제점 해결의 실마리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적절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교수들과 깊이 있고 풍부한 논의 속에 교육목표를 명확히 해 간다면 교육개선에 많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교육 과정(내용과 방법, 평가)의 개편

 

  교육 과정 개편 논의는 현재의 교육과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동시에 새롭게 재정립 교육 목표에 잘 부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먼저 현재의 교육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실태조사 결과 교육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학생들 사이에 많은 불만이 일단 존재하고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가르치는 내용의 양과 시간이 너무 많다는 점과 기초-임상과목이 밀접한 연계가 없어 효율성과 흥미유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 등이 두드러졌다. 이 문제의 경우 예전부터 수없이 문제제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는데 이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살펴보고 어디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교육 내용과 방법의 문제점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 자체가 '강의 중심적 '이라는데 있다. '강의 중심적' 교육이 되는 이유는 교수들의 교육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경직된 교육 시스템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교수의 인식 면에서 대부분의 교수들은 아직도 학습이라는 것이 강의에 의해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강의 위주의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교수들도 방대한 의학지식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정도의 생각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 시스템의 측면에서도 강의 이외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제도나 시설이 마련이 되어 있지 않다. 지식습득 위주의 커리큘럼과 평가 방법이 대부분이고 한 강의실 속에서 모든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두 측면은 상호작용하면서 교육의 부실함과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의학교육에 있어 강의 위주의 교육은 그 필요나 효과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되었으며 다른 방식의 교육이 제시되고 있는데, 선진 외국과 국내 몇몇 학교는 벌써 의학교육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다. 아래는 미국의학교육 협회(Association of Medical Collage-AAMC)의 GPEP보고서 "21세기의 의사상" 과 세계의학교육연맹의 에딘버러 선언에서 " 의학교육의 새로운 개념"을 요약한 글이다.

의학교육의 새로운 개념

  의학교육개혁의 흐름은 캐나다의 McMaster의대에서 1969년 처음으로 PBL을 도입함으로써 시작되었으며, 미국의학교육협회(AAMC)에서 GPEP보고서(21세기의 의사상)를 1984년에 만들어 각 의과대학에  의학교육개혁을 권고하면서 열기를 얻어갔다. 이후 하버드 1985년에 New Pathway라는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며 다른 학교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세계의학교육연맹은 WHO와 함께 에딘버러 선언을 제창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의학교육 개혁을 권고하는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의학교육개혁의 핵심적 내용은 Self Directed Learning(자기주도학습), Problem Based Learning(문제중심학습),Community Oriented Learning(지역사회중심학습), Integrated Education(통합교육) 네 가지로 요약된다.

가. Self Directed Learning

Self Directed Learning은 지식전달위주의  교수중심교육에서 자율학습위주의 학생중심교육으로 교육을 개편함으로써 교육의 책임을 학생들이 짊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즉 교수들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올바른 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을 말한다. self directed learning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목표 및 계획 수립, 학습자료획득, 자기 평가를 강조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 후 에도 스스로 학습, 연구할 수 있는 습관을 의과대학 교육기간 동안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강의 시간 수를 대폭 줄이고 자율학습에 필요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전공 필수를 줄이고 선택과정의 폭을 넓히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나. Problem Based Learning

  PBL은 "지식전달 중심의 교육에서 문제해결중심으로의 교육"으로의 변화를 강조한다. 즉, 일차의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임상문제를 바탕으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들을 학습하는 것이다. 이는 지식으로 기본을 닦은 다음에 그것을 실제 임상증례에 적용해보는 증례토의와는 반대의 순서를 가진 접근법이다. 따라서 PBL은 기본적으로 self directed learning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로 PBL를 시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외국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율학습 시간을 주고 있다.

다. Community Oriented Learning

  Community Oriented Learning은 미국 New Mexico의대에서 발전한 교육 이념으로서 실제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건강-질병문제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이는 의과대학생들이 주로 3차 진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함으로써 실제 일차진료에서 무능력함을 보인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개념이다. 즉 의과대학생들의 임상실습 공간을 지역사회 일차진료기관으로 확대하고 교육내용도 지역사회의 중요한 건강-질병 문제를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New Mexico의대에서는 1학년 4-5개월 동안 New Mexico주의 의료소외 농촌 지역에 보내 그곳의 일차 진료의로부터 교육받도록 한다. 아직 임상에 관해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지역사회로 내보내는 목표는 오직 하나, 지역주민들이 의료에 대해 무엇을 바라는지 파악하여 의과대학에서 자신이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사회 건강-질병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차 진료의를 길러내고 크게는 의료와 사회 사이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하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라. Integrated Education

  Integrated Education은 분과학문 중심 교육의 문제점인 불필요한 중복학습과 실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 체계화의 부재를 위해 생긴 개념이다. 그러나 integrated education 은 교육내용의 통합뿐만 아니라, 교육 방법의 통합까지를 지향하므로 "강의" 로만 이루어진 BLOCK강의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integrated education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의학교육의 새로운 개념은 강의 위주의 기존 의학교육의 내용과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연대 의대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 새롭게 제기된 교육 목표에 맞는 방향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기로 하자. 그리고 새로운 교육방법을 도입하는데 있어 그 시작과 단계 그리고 필요한 제반 조건을 대한 구체적 논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첫째, 정규적으로 짜여진 시간을 줄여야 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학습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시간과 기회가 의과대학생들에게 충분히 주어야 하나, 우리학교의 경우 정규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이렇게 정규적 과정이 방대해진 것에는 교육목표의 불분명, 분과 이기주의, 지식 위주의 교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고 반대로 그 결과가 다시 그 원인을 안착화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교육 과정이 들어오는데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강의 시간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둘째, 각 교실 간, 기초-임상간의 유기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각 교실 간, 기초 임상과목이 밀접한 연계를 가지지 못함으로써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동기 유발을 시키지 못하고 있음은 이미 인정돼 사실이다. 이 문제의 경우 각 교실 및 교수 중심으로 교육 내용과 시간이 정해지고 있다는 점과 기초과목을 먼저 배우고 임상을 해야 한다는 경직된 사고 방식이 그 주요 원인이 된다. 이 문제의 해결은 통합과정의 형태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임상을 저학년 때부터 노출시키는 과정을 시행하는 방안이 있다. 통합과정의 경우, 개별적으로 교육을 행하고 있는 각 교실을 설득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교육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성취해 낼 수 없는 장기적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저학년때 일부시간을 마련해 임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과목이나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셋째, 임상 실습에 있어서도 그 내용을 최소화, 집중화해야 한다.

  학생 교육 실태 조사에서 마이너에 대한 과도한 비중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마이너의 경우 9과목을 선택해 2주씩 실습을 돌게 되는데 여기에도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실질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에는 2주라는 시간이 너무 짧고 선택해야 하는 과목이 너무 많은 반면, 그냥 minor과에 대한 경험 정도로만 여긴다면 오히려 2주라는 시간이 불필요하게 길며 선택해야 할 과목은 더 늘여야 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minor에 선택실습에 대해 그 과목과 기간을 다양화함으로써 어느 정도 가능하다. 특정 과목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많은 학생은 그 과목을 선택하여 2 주 이상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수해야 할 과목 수는 줄여주면 된다. 단지 교육과정은 필수 실습과목 및 필수 실습 과목의 최소 주 수만 규정하여 제공하고, 기타 실습 특과 과목의 선택 및 기간은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지역사회에 바탕을 둔 학습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현재 한국의 의학교육에서 일차 진료교육은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하기 힘들다. 실습이 3차 병원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으며, 외부 병원에 파견 실습 가는 것도 제한적이다. 이런 교육과정으로는 일차진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대를 졸업하고 나면 당연히 인턴-레지턴트에 이르는 전공의 과정을 밟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의과대학 4년 과정 내에 일치 진료 수행 능력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므로 졸업 후 교육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는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안이 되는 것이 지역사회에 바탕을 둔 학습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지역주민들이 의료에 대해 무엇을 바라는지 파악하여 의과대학에서 자신이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 깨닫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사회 건강-질병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차진료의를 길러내고 크게는 의료와 사회 사이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교육 주변 여건의 문제

 

  교육목표와 교육의 내용, 방법, 평가에 대한 논의가 교육 문제를 이루고 있는 직접적인 내용에 관한 것이라면, 교육 여건에 대한 논의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제반 조건들에 대한 논의가 된다. 교육 여건이라고 할 때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대학병원의 역할의 문제, 학생-교수의 관계의 문제, 교육 시설의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대학 병원의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마땅히 정립된 것은 없지만 실제 현실에서 대학 병원이 의사를 만들어 내는 유일한 기관이고 그래서 학생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제반 의대 교육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이 있다는 점에서 여기에 대한 논의는 빠질 수 없다.

  현재 대학병원은 세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진료, 연구, 교육이 그것인데 주로 진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구와 교육은 낮은 비중으로 이루어지며 특히 교육이 제일 부수적인 것으로 따라 다니는 정도인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맞추어 교수의 주 역할도 정해지기 때문에 이 문제는 방치된 거나 다름없는 병원에서의 학생위치, 지극히 낮은 교수의 학생에 대한 관심도 등으로 대표되는 부실한 임상교육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청년의사 3주년 기념 심포지엄  "의학교육과 전문의제도 개혁을 위하여"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교수 요원을 강의, 연구, 강화라는 세 측면에서 재분류하여 주 활동 영역을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의 체제하에서 교수 요원들은 주로 진료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 본연의 임무는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물론, 이런 개혁에는 보험제도의 개선이 동반되어 교수 요원이 진료에 매달리지 않아도 대학 재정이 넉넉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대학병원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의료 보험 체제의 개편으로 교수들의 진료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진료, 연구, 교육을 같은 비중으로 인정하고 교수의 학생교육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하여 병원에서의 학생 교육에 대한 위상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의학교육 문제에 있어 학생-교수간 관계는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하는데 하나는 교육의 방법이 강의 중심적 교육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가는데 있어서 교수와 학생 모두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히 한국 사회의 특유의 권위적 관계는 심각하게 교육의 향상을 방해해 왔다는 점이 그것이다. 여기에 대해 연세대 학생비대위 정책자료집 중 ' 한국의 의료개혁과 의학교육'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승의 권위는 절대적인 것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침범되어서는 안 될 성역으로 보호되었다. 따라서 질문은 스승의 권위에 도전하는 방자한 행동으로 간주되고, 불합리한 관행에 의한 도전은 안정된 시스템을 파괴하려는 불순한 자의 난동으로 낙인 찍혀 무차별로 공격당했다. 건전한 비판이 불가능한 이런 환경에서 창의적인 학자는 배출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런 관행은 건전한 feedback route를 차단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소실되었다. 최근에는 강의 평가에 적극적인 젊은 교수님들도 많이 나타났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교수님들은 '어디 학생들이 건방지게 감히 나의 강의를 평가하나' 라는 식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 정책, 발언에 대한 공격을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바로 효 이데올로기를 적용시켜 소위 괘씸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그 교수님 자신에게도 비극인데, 그 분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교수님들에게는 진료나 연구의 부담이 많이 지워져 왔고, 앞에서 언급한 대로 그런 문제점도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가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concept를 어떻게 가지고 있는 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단지 내 권위에 복속시킬 객체로 인식하고 있는 한, 양 쪽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

  더 큰 비극은 이러한 효 이데올로기에서 학생인 우리 자신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알게 모르게 수동적이고, 권위에 순종하는 태도를 가져 왔다. 이런 태도 역시 교수님들이 권위적인 태도와 마찬가지로 교육개혁의 걸림돌이 된다.

  이 문제의 해결은 어떤 다른 문제보다도 교수, 학생의 의식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함과 동시에 제도적 측면도 간과해서도 안 된다. 제도적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으로 학생에 의한 강의 평가제도, 커리큘럼을 조정하는데 있어 학생의 참여권 보장 등이 들 수 있겠는데 학생, 교수간 수평적 관계 정립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시설의 문제는 교육문제의 개선의 입장에서 볼 때 단순히 학생 복지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개편에 요구되는 전제 조건의 문제로 확장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도서관 시설과 학생 참고자료 서비스 제공이 확대되어야 한다.

  교육 개편의 방향은 학생들에게 자율학습시간을 많이 주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는데 있다. 따라서 학습 내용과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서, CD, 비디오 등 다양한 학습 기자재가 마련이 되어야 한다.

  둘째, 소집단 토의 학습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규모 강의에서 소규모의 강의로의 전환과 토론 중심의 학습으로 갈 때 공간의 마련은 필수적인 문제이다. 현재 학교에서 소집단 토의 학습실 건축을 계획 중으로 알고 있으나, 확실히 추진되고 있지는 않고 있으며, 학생 수 대비 충분한 세미나실이 확보되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병원 내 학생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임상 실습의 경우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 내에서 보내게 된다. 그런데 학생들이 마땅히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학생 자체의 토론과 학습에 불편을 주고 있다.

 

더 나은 의학교육을 향하여

 

  기초, 임상 두 부분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우리는 현재의 연세대학교 의학교육이 교육목표, 교육 내용, 방법, 평가, 학생교수간 관계, 교육 환경 모든 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결국 그 결과는 총체적인 교육의 부실함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그러하듯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의학교육문제해결을 바라보는 데 있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학생들이 과도한 전문지식의 습득에 불필요한 부담을 받고 있는 반면 정착 원하는 1차 의료능력은 제대로 배우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을 통찰해 볼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학생 때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이고, 전공의 때는 무엇이 배워야 할 것인가를 명확히 설정하고 구분하는 데 있다. 학생교육목표를 1차 진료 능력을 습득하는 것을 한정함으로써 학생 교육의 내실화를 이루어 내고 전문지식습득에 소요된 시간을 지역사회중심의 학습, 의사-환자 관계 형성 등 새로운 교육개념들의 도입에 사용함으로써 교육 내용, 방법, 평가의 개선의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기초, 연구 분야 활동도 학생 자율 시간의 확보에 기초한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통해 달성된다. 물론 교육환경의 변화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결국, 의학교육문제해결은 교육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데서 시작되고 그것을 교육과정 속에 반영시킴으로써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세브란스 학생 비대위 의학교육연구소에서 2000년 11월 9일 발표한 '의학 교육 연구 보고서-실태조사를 바탕으로'에 실린 '연세의대교육의 개선 방안'이라는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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