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번 사태로 인해
36대 학생회에 대해 엄청난 배신감이 듭니다.
저희 손으로 직접 찬반 투표를 거쳐 뽑은 학생회장과..
그 학생회들...
학생회가 의도한 방향으로 문제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을 듯 싶으니까
총사퇴라는 강수를 써가며 이 사태를 문지르려고 한 것이 불만이고,
또 그에 대한 분노도 큽니다.

이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진 36대 학생회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중립적이었습니다.
다만, 학생회장님께서 다소 강경하시다는 말을 몇번 들으며
왠만큼 잘 돌아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을뿐, 불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요 근래 사건으로 인해 산산조각 났습니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학생회란 무엇입니까?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수렴하여 학교 측에 전달하고,
학생들의 중지가 잘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학교측과 학생을 연결시켜주는
통로라고 봅니다.
물론, 또다른 기능으로는 학생들의 대표자가 되어 학생들을
좀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학생과 학교의 상생, 공존을 이루어내어
학교가 좀더 발전하게 만드는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학생회가 총사퇴를 하면서 내세운 주장에는
제가 요 위 문단에서 말했던 두 기능중 후자에 초점을 맞추어
이번 사태에 대한 해명을 한 듯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학생회에 대해 비난하는 학우들은 전자의 기능을
바탕에 두고 반박하는 듯 싶습니다.
두 기능 모두 학생회가 가져야 할 기능입니다.

그런면에서 학생회의 사퇴에 대한 변...
그 주장 자체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사퇴의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물론 가치판단 문제지만, 저는 제가 위에 말한 학생회의 기능중
전자가 더 우선적인 기능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받아들여서 학교측에 전달하고,
가능한 학생들의 편에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학생회의 사퇴 행위는 큰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본3 선배님께서도 써주셨지만,
학생회가 학생을 대표하기는 하지만,
학생회의 의견이 학우 개인의 의견보다 상위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즉, 투표는 학생들의 뜻을 물어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아마도 이런 변을 할 수도 있겠지요
'투표를 막기위해 학우 여러분을 설득시키기에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논리적이지 않고,
그저 유아적인, 사퇴를 통해 문지르고, 껴안고 같이 넘어지는 듯한..
그런 행위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학생회가 매우 잘못했다는 인상이
커진 것입니다.

학생회가 그렇게 학생들을 설득할 말빨이 없었나요?
학생회가 그렇게 학생들의 투쟁 의견이 두려워 몸으로 밀어 부쳤나요?

정말 36대 학생회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다시는 우리 경희 의대에서 그러한 학생회는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