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수님께서도 저희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저희들의 강의계획표만 보신다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것이고,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저희들만큼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계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그저 간단히 강의계획표에 있는 과목들의 단원명 순서만 보더라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가까운 예로 당장 내일 병리학 실습이 있는데 그 해당 조직의 정상상태는 다음주 이후에 배웁니다. 이러한 문제는 이 곳에 한두가지로 서술하기에는 그 양이 무척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어찌 보면 충분히 예견될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시간표만 보더라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자하는 부분은 바로 이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불평하고자하는 것도 아니고 비난하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한 노력의 결과임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점의 원인으로 제도와 현실과의 이원화입니다.
지금 저희들이 듣고 있는 시스템은 통합강의 즉, 블럭식의 강의입니다. 블럭식의 강의라는 것은 한 기간동안 신체의 한 부분에 관한 전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시험보고..그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고 하는 식이지만..
지금 저희는 그러한 블럭식의 오직 시험 스케줄만을 따를 뿐, 수업 진도와 수업 방식, 수업 내용, 수업 스케줄 그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블럭식에 전혀 맞지 않는, 종전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준비와 많은 노고가 있으셨겠지만..
올바른 의학교육을 받고자 하는 저희들의 바람과 목소리에 조금만 더 귀를 귀울여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