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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대 지금이 위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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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본4
  • 작성일 : 2001-08-10
  • 조회 : 6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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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대 이랬으면 좋겠다.

 현재까지는 우리학교와 비교해서 우수한 의대보다는 열악한 의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90년대 들어서 신설된 많은 미니의대들 덕분이겠지요. 그러나, 객관적인 지표에서는 계속 뒤쳐지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중앙일보의 의대평가자료를 보면, 95년에는 종합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평가에서는 종합순위에서 등외로 밀려났으며, 학생과 평판도에서만 8위와 9위에 오르는 것에 그쳤습니다. 물론 여기서 중앙일보의 의대평가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담보가 필요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윤곽은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내려다보며 안주하기보다는 올려다보며 가슴 조이고 노력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우리학교의 부족한 점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하나, 의대와 병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경희대는 10년째 제2의료원 문제가 답보상태로 있는 동안, 한양대와 이대는 제2의료원을 완공했으며, 중대 또한 작년 5월에 메디컬센터를 착공했습니다. 울산대는 올해안으로 서울중앙병원내에 지하2층, 지상8층규모의 의대건물과 건강검진센터를 착공하기로 했습니다.
 고대는 안산병원의 증축을 마치고 구로병원의 증축을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연대는 신촌에  21층규모의 새병원을 증축하여 1000병상을 늘릴 예정입니다. 을지의대도 대전에 1000병상규모의 종합병원을 신축중입니다.
 동국대일산병원도 2002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도 800병상규모의 노인전문병원으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둘, 실질적인 특성화가 필요합니다.

 경희의료원에서 내세울만한 과가 무엇일까요? ... 고민됩니다. 아직까지는 정형외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분비내과가 유명했다고 하며, 병원 내에서도 알아주는 것 같지만, 밖에서도 그렇게 보아주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수년 내에 정형외과의 명성도 위태로울 수 있겠지요. 학교의 위상이 높지 않은 만큼 백화점식 투자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병원전체의 이미지를 개선해 나감이 어떨까합니다. 예를 들어 한양대의 경우, 류마티스병원을 세워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없이 시간만 흐른다면 교통도 불편한 경희의료원은 동네병원으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셋, 제대로된 동서협진센터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양한방을 모두 갖추고있는 경희의료원은 병원의 생존전략을 동서의학의 접목으로 정하고 2000년 5월에 동서협진센터를 개소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센터는 양한방의 유기적인 결합이라기보다는 끼워맞추기식 결합이라고 생각됩니다.
 비슷한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진료를 보며 환자의 질병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여 궁극적으로 환자의 질병을 보다 잘 치료하기 위함이라지만,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의사와 한의사간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상대방의 학문에 대해서 아는바가 너무 적습니다. 한의대에서는 양방에 대해 상당과목을 이수하기에 의대보다는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희대의 현실속에서, 실질적인 협진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다른 대학에서 먼저 추진되고 있습니다. 즉, 포천중문의대는 아예 의대 교과목으로 한의학개론과 본초강목, 침구학 등을 포함시켜 교육시키고 있으며, 대체의학대학원도 설립해서 2001년도부터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전문가를 신입생으로 선발할 예정입니다.


 넷, 학생들을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경희의대에는 단대기숙사가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대에는 58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있으며, 연대 또한 의대, 치대, 간호대만을 위한 기숙사(600명수용)와 의대만을 위한 기숙사(180명수용)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신설된 의대들은 언급할 것도 없습니다.
 경희의대에는 의학도서관이 없습니다. 단지, 본4들의 공부방만이 있을 뿐입니다. 96년 자료를 보면, 장서 3만권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의학도서관이 서울대, 연세대(서울, 원주), 고려대등 13개 의대에 있다고 합니다.
 경희의대에는 장학금이 빈약합니다. 가톨릭의대의 99년 1학기자료를 보면, 재학생의 17.3%가 교내장학금을 받았으며, 1인당 평균 147만5천원을 받았습니다.


 다섯, 교수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경희의료원에는 젊은 교수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시설의 확장이 없는 상태에서 그만둔 스탭선생님들의 충원만을 위한 인사발령을 내다보니  최근에 졸업한 분들은 경희의료원에 남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연륜에서 나오는 노련함의 장점과 함께 새로운 시도에 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기초의학교수가 모자랍니다. 95년 중앙일보자료를 보면, 기초의학교수1인당 학생수가 15위권 밖이었고, 2000년 자료에서는 10위권 밖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교수연구 수준을 나타내는 국제과학논문색인(SCI)에 게재된 교수 1인당 논문수도 당연히 등외였습니다. 교수님들이 소신껏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합니다.


 여섯, 다양한 교과과정이 마련되어야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문의대는 한의학기초과목을 수강합니다. 경희의료원의 나아갈 방향을 동서협진으로 잡았다면 의대생들에 대한 한방과목교육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선입견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양대에서는 '병원실습택일제도'를 시행합니다. 예를 들어,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2개과를 선택해서 실습을 받는다고 합니다. 관심있어하는 과를 못돌수 있는 것에 막기 위한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연세대에서는 '특성화선택과정'을 시행합니다. 일정기간동안 본인의 선택 하에 기초의학, 임상의학, 외부실습, 해외실습, 의료선교, 보건정책 및 의료경영등의 한 분야에서 실습을 함으로써 개개인의 관심과 능력을 계발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다고 합니다.


 일곱, 의대와 병원 경영에 변화를 주어야합니다.

 이화여대는 SK(주)와 손잡고 5년 간 총 150억을 투입해서 산학협동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SK(주)는 국내최초의 신약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LG그룹은 아주의대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의대를 인수하더라도 아주대명칭과 아주대 재단산하의 기관으로 존속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경희의대와 병원에도 경영마인드 도입이 필요하며, 기업과의 공동연구 유치 등에 나서야합니다.
 그리고, 서울대의 보라매병원 위탁경영, 연세대의 일산병원 위탁경영처럼 교육 및 수련병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위탁경영을 위한 병원 유치에도 나서야합니다. 


 여덟, 의대내에 민주적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의대와 병원에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는 해당 관련자들 모두에게 자료를 공개하고, 공청회 등을 열어서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시켜야합니다. 그래야만, 밀실행정과 그에따른 학생들의 반대시위 등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습니다. 첨예한 현안인 제2의료원 문제부터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합니다.


 ... 이런저런 생각을 써봤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학교발전을 위한 한 개인의 시각을 담은 것 뿐입니다. 하지만, 시냇물이 모여야 바닷물이 되듯 여러분의 따뜻한 의견도 개진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희의대의 발전은 우리모두의 몫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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