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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개원에 대한 한 졸업생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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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졸업생
  • 작성일 : 2001-08-29
  • 조회 : 6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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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의대 홈피에 들렸습니다.
고덕의료원 개원에 대한 글이 올라왔더군요.
반갑기도 하면서 그래도 들뜨지는 말아야지 했습니다.


개원이라...
제가 재수하던 92년도에 경희의대 홍보물이 종로,대성학원 등에 뿌려졌었죠.
95년 10월 개원예정이라는 고덕의료원 청사진도 실려있었고
(80년대 선배님들의 데모때문에 시작된 건축당시에는 92년 개원예정이었던 것 아십니까?)
제 집근처에 있는 공사중인 건물은 92년에도 다 지어져 있었기 때문에
아, 이만하면 내가 학교다닐 때쯤에는 개원하고 졸업할 때쯤엔 어느정도 자리를 잡겠지 했습니다.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졸업후의 진로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의과대학의 경우 졸업후 수련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런 걸 너무 현실적인 생각이라고 할 순 없겠죠.
자본주의 사회이니까..
고덕의료원 보면서 당시 비슷한 레벨의 한양대, 중앙대보다는 발전가능성이 있었고
울산대, 아주대 등은 우리 학교보다 훨씬 낮은데다 서울을 벗어나 있었고 전망도 불투명했고,,,


학생시절 2년에 한 번 꼴로 데모하면서
제2의료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긴 했었지만
당시엔 도서관 문제와 강의실 공간확보 문제가 워낙 시급했었기에 그 부분이 중점적이었죠.
본관답변서엔 그래도 98년까지, 99년까지 등의 정확한 시기가 명시된 답변서도 보냈었는데
나중엔 그런 답변도 무의미하더군요.
97년즈음의 학자추에서 고덕의료원 개원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즈음에 IMF가 터졌죠.
한국이라는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모든 기업과 대학들도 구조조정 중이라
개원을 이야기한다는 게 너무 집단이기주의로 비취기도 했었고...
그렇게 몇년을 지나며
졸업을 하고
아직도 지어지지 않는 병원을 바라보며
매년 가을에 발표되는 수험생 배치표에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교의 순위를 보면서
아, 이 정도는 아닌데 싶기도 하고...

제일 많은 영향을 끼친 건 입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덕의료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통한
또, 일선 학교 및 학원 당사자를 통한
떡하니 경희의료원 제2의료원 공사중이란 간판을 달고
10년째 그대로인 건물을
동네 사람들이 바라보는 건
부실한 의과대학의 상징일 뿐이었겠죠.

저도 의과대학의 한 선배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학생시절엔 학생회 활동을 통해서 이런저런 자료조사도 했었고
졸업후엔 경희대학교 본관측에 졸업생 자격으로 질의도 보내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일반언론은 아니더라도
경희대 대학주보에서라도 문제삼으면
의대이미지가 꽤 손상되겠지만
그렇게 한두 해라도 병원이 빨리 지어지면
결국은 의과대학의 교육환경과 위상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제가 가지고 있던 여러 자료들 첨부해서 대학주보사에 보내기도 했고...
하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더군요.



개원준비를 하겠다는 학교측의 말에
한 졸업생으로서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병원수입의 많은 부분을 재단측에 빼앗기며
만약 한의과 대학이 없었다면 병원 수입은 훨씬 줄었겠지만
재단에 대한 의과대학의 입김은 좀 더 세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어쨌든 고덕의료원은 개원되어야 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사회적으로는 경희의대가 우선 3류대에서 2류대로 올라서는 기회가 되겠고
졸업생들에게는 다른 대학에 비해 열악한 취업환경이 나아지고...
의과대학생들에게는 보다 나은 교육환경이 주어질테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어디 나가도 꿀리지 않던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고...

졸업해 보십시오.
다른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생각하는 경희대에 대한 평가보다도
20년 넘게 하나도 나아지지 않은 모교를 훨씬 더 잘 아는
스스로의 자괴감이 훨씬 더 괴롭다는 걸 알게 될 뿐이었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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