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4학생 " 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신 선배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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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수훈
- 작성일 : 2001-10-23
- 조회 : 5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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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우선 선배님께서 국시 준비 중에 바쁘신 와중에도 저에게
따끔한 비판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선배님께서 저에게
해주신 비판을 듣고나니 지난 투쟁을 다시 생각나게 합니다.
저로서는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저의 선배님들과 동기들,
그리고 후배님들이 저의 바로 옆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데
그들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을 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저도 투쟁이후 투쟁 때의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며 많이
후회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저도 그 당시에는 너무나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어서 그런지 저를 뒤돌아 볼 기회가 너무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의 생각과 다른 많은 다수의 의사,
의대생들의 의견을 주의깊게 잘 들으려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저 못지않게 의사, 의대생 대부분도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 팽배해 있는 소위 " 레드 컴플렉스 "
라고 불리는 마녀 사냥 식의 사고로 원색적인 비난을 많이 했지요.
선배님에게 하나만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자유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고
미국도 마찬가지고 프랑스도 마찬가지고 노르웨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기에 일본에는 " 공산당 " 이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10%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구요.
미국에서도 마르크스를 연구하는 모임이나 사이트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심지어 미국의 대학에서는 김일성 " 주체사상 "
에 대해서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사회 민주주의 사상이 강한
유럽의 프랑스나 노르웨이는 말할것도 없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 빨갱이 " 라고 비난하는 단체들을 지원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냉전체제의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때도 의사나
의대생들의 사고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예방의학 시간에 대표적인 의료보장 제도라고 배우는
영국식의 의료보장 방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의사나 의대생들은
" 의료 사회주의자 " 라는 신조어로 빨갱이 사냥하듯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의사나 의대생들이 흔히 말하는 의료 사회주의의
나라인 영국이 과연 그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빨갱이 나라인가요?
그러한 나라에서 그러한 의료혜택을 받는 영국 국민들도 역시
빨갱이인가요? 우리나라 국민들도 이제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어떤 사상이나 생각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 사상이든 김일성 주체사상이든 자본주의
사상이든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또 우리 사회도 그러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정도로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상이나 생각이든 각자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사상이나
생각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상이나 생각을 억압한다면
그것은 폭력일뿐입니다.
모든이가 돈걱정 없이 의료의 혜택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빨갱이라고 마녀사냥을 할만큼 그리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까?
그리고 의대생 중 저와 같이 투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사람이 얼마나 되었지요? 선배님께서는 기껏해야
얼마 안되는 저같은 사람의 반대 의견에 투쟁의 의지가
약화될만큼 그렇게 투쟁의 의지가 약하셨나요? 그 정도의
반대 의견도 수용하지 못하는 배타적인 생각때문에
그 당시 의사, 의대생들의 투쟁이 배타적 전문주의라고
비판을 들었던 것은 기억하시나요?
작년 투쟁 이후로 의사들은 예전에 비해서 더욱더
존경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어디 가서
의사라고, 의대생이라고 함부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국민들에게는 의사, 의대생들의
작년의 투쟁이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기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과연 작년에 그렇게 국민
건강권을 외치던 의사나 의대생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도 있는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천명된
이 시점에 그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 의대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의대생들은 그 당시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견을 내고 같이 국민 건강권을 외치며 투쟁을 했던
의대생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병원과 강의실을
뛰쳐 나온 것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것인지 국민의
불편을 볼모로 한 인지 각자가 판단할 따름이지만 그러한
국민들의 불만에 대해 국민 건강권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을
설득했던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자신들이 외쳤던 말에 대해서는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느끼고 실천하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은 우리들을 영원히 믿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정말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앞으로 그 사람이 살아가
는 삶에서 증명이 되겠죠. 생각없는 사람인지 생각있는
사람인지, 보면 알 수가 있겠죠. 이번 투쟁의 결과에 상
관없이,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과연 다른 사람을 배려하
며 살 줄 아는 사람, 전체 의료계의 개혁을 위해 투신하
며 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신이 그토록 신나
게 입으로 외쳤던 것을 지키며 살 사람,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책임지며 살 사람.
오케이. 그것은, 지켜보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볼겁니
다. ... 그리고 말한 대로 살아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
해선, 책임을 물을 겁니다. 제 동생 역시 마찬가지입니
다. 그러니 몇몇 분들에게 부탁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책
임질 자신이 없다면, 쉽게 맘대로 내뱉지 마시기 바랍니
다. 이번 파업의 결과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만 하듯,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그것이 말의 무서움, 말의 공포.
따끔한 비판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선배님께서 저에게
해주신 비판을 듣고나니 지난 투쟁을 다시 생각나게 합니다.
저로서는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저의 선배님들과 동기들,
그리고 후배님들이 저의 바로 옆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데
그들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을 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저도 투쟁이후 투쟁 때의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며 많이
후회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저도 그 당시에는 너무나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어서 그런지 저를 뒤돌아 볼 기회가 너무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의 생각과 다른 많은 다수의 의사,
의대생들의 의견을 주의깊게 잘 들으려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저 못지않게 의사, 의대생 대부분도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 팽배해 있는 소위 " 레드 컴플렉스 "
라고 불리는 마녀 사냥 식의 사고로 원색적인 비난을 많이 했지요.
선배님에게 하나만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자유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고
미국도 마찬가지고 프랑스도 마찬가지고 노르웨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기에 일본에는 " 공산당 " 이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10%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구요.
미국에서도 마르크스를 연구하는 모임이나 사이트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심지어 미국의 대학에서는 김일성 " 주체사상 "
에 대해서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사회 민주주의 사상이 강한
유럽의 프랑스나 노르웨이는 말할것도 없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 빨갱이 " 라고 비난하는 단체들을 지원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냉전체제의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때도 의사나
의대생들의 사고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예방의학 시간에 대표적인 의료보장 제도라고 배우는
영국식의 의료보장 방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의사나 의대생들은
" 의료 사회주의자 " 라는 신조어로 빨갱이 사냥하듯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의사나 의대생들이 흔히 말하는 의료 사회주의의
나라인 영국이 과연 그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빨갱이 나라인가요?
그러한 나라에서 그러한 의료혜택을 받는 영국 국민들도 역시
빨갱이인가요? 우리나라 국민들도 이제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어떤 사상이나 생각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 사상이든 김일성 주체사상이든 자본주의
사상이든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또 우리 사회도 그러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정도로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상이나 생각이든 각자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사상이나
생각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상이나 생각을 억압한다면
그것은 폭력일뿐입니다.
모든이가 돈걱정 없이 의료의 혜택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빨갱이라고 마녀사냥을 할만큼 그리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까?
그리고 의대생 중 저와 같이 투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사람이 얼마나 되었지요? 선배님께서는 기껏해야
얼마 안되는 저같은 사람의 반대 의견에 투쟁의 의지가
약화될만큼 그렇게 투쟁의 의지가 약하셨나요? 그 정도의
반대 의견도 수용하지 못하는 배타적인 생각때문에
그 당시 의사, 의대생들의 투쟁이 배타적 전문주의라고
비판을 들었던 것은 기억하시나요?
작년 투쟁 이후로 의사들은 예전에 비해서 더욱더
존경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어디 가서
의사라고, 의대생이라고 함부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국민들에게는 의사, 의대생들의
작년의 투쟁이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기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과연 작년에 그렇게 국민
건강권을 외치던 의사나 의대생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도 있는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천명된
이 시점에 그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 의대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의대생들은 그 당시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견을 내고 같이 국민 건강권을 외치며 투쟁을 했던
의대생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병원과 강의실을
뛰쳐 나온 것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것인지 국민의
불편을 볼모로 한 인지 각자가 판단할 따름이지만 그러한
국민들의 불만에 대해 국민 건강권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을
설득했던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자신들이 외쳤던 말에 대해서는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느끼고 실천하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은 우리들을 영원히 믿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정말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앞으로 그 사람이 살아가
는 삶에서 증명이 되겠죠. 생각없는 사람인지 생각있는
사람인지, 보면 알 수가 있겠죠. 이번 투쟁의 결과에 상
관없이,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과연 다른 사람을 배려하
며 살 줄 아는 사람, 전체 의료계의 개혁을 위해 투신하
며 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신이 그토록 신나
게 입으로 외쳤던 것을 지키며 살 사람,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책임지며 살 사람.
오케이. 그것은, 지켜보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볼겁니
다. ... 그리고 말한 대로 살아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
해선, 책임을 물을 겁니다. 제 동생 역시 마찬가지입니
다. 그러니 몇몇 분들에게 부탁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책
임질 자신이 없다면, 쉽게 맘대로 내뱉지 마시기 바랍니
다. 이번 파업의 결과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만 하듯,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그것이 말의 무서움, 말의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