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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임상약학을 원하는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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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논객
  • 작성일 : 2002-12-13
  • 조회 : 1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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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와 약대생측이 주장하는 약대 6년제가 의사, 한의사들로부터 반대받는

이유는 이것이 '약국의 1차의료기관화'를  부추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러 온 사람이 증상을 말하고 약사에게 약의

선택을 위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약사의

진료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의료법이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사가

'준의사'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마치 의약분업때문에 비로소 약사의 임의조제가 금지된 것인양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약사의 임의조제는 의약분업 이전부터 불법이었지만 정부의

묵시 혹은 조장(보험급여)하에 이루어져 왔고, 의약분업 이후에도 불법이지만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다. 진단과 처방이라는 무형의 행위는 따로 녹음이나

녹화를 하지 않는 한 단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약국의 전문의약품 불법판매가 일부에서 이루어지는 문제인 양 말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오히려 일반의약품 판매에 있어서 진단이나 처방적 행위가

선행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판매한 것이 일반의약품이므로

문제 없어 보이지만 진단이나 처방적 행위가 선행된 이상 이미 이는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의사의 역할인 '처방권'에 미련을 갖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전 한약분쟁에 있어서도 약사들은 '한양방 일원화'라느니 '한방의 과학화'

라는 미명 하에 한약의 처방권을 주장했었고, 약사나 약대생 사이에서 약사가

직접 환자를 보는 불법행위가 '양병학'이라는 이름 하에 광고된 적도 있고,

의약분업 이후에도 약계 내부의 언론에서는 일반의약품을 통하여 환자를 직접

보는 행위가 자제되기는커녕 약사의 고유직능인 양 강조되고 있다.

 

약국의 불법행위를 통해 보상금을 노리는 일명 '팜파라치'에 대해서도

약사들의 대응은 임의조제나 전문의약품 판매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팜파라치를 역고발하고 시민포상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임상약사'가 무엇인가? 나는 궁금하다. 약사가 약물과 관련한 임상내용을

일정부분 이수하여 처방전 검토나 복약지도에 있어서의 전문성을 기한다면

긍정적이겠다. 공부하고 싶다는데 '공부하지 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약사들은 '복약지도'의 의미를 묘하게 확대해석하고 있다.

 

위에 올라온 글에 이런 말이 있다.

 

'약사는 자발적으로 1차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지역사회 보건 의료팀의 일원으로서'

'처방전에 대한 조제를 함에 있어 효과적이고 안전하면서도 질이 좋은 약을

선택하여' '지역사회 주민에 대한 건강 상담'

명백히 약사의 역할을 넘어서고 있다.

자발적으로 1차보건의료를 담당하는 것은 1차의료기관이지 약국이 아니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면서도 질이 좋은 약을 선택 하는 것은 약사가 아닌

어디까지나 의사의 역할이고, 이에 대해 처방전 검토를 하여 배합금기나

부적절 용량이 있을 때 의사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인 거다.

지역사회 주민에 대한 건강상담? 말문이 막힌다.

 

한의대에 다니는 학생에게서 언젠가 하나의 '음모이론'을 들은 적이 있다.

약사들은 의약분업을 통해 먼저 양약의 유통을 독점하고, 다음으로 6년제를

달성하여 임상약사라는 이름 하에 처방권 내지 처방재량권을 부여받고,

마지막으로 한약의 유통까지 독점하려는 그랜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그땐 반쯤 설마 하고 말았지만 그냥 넘길 수만도 없을 것 같다.

 

전문직이라는 명함을 내밀고 싶은 이상 의사와 같이 환자에 대해 autonomy를

행사하고 싶은 심정을 전혀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고유영역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싶다면 어설픈 '의사흉내내기'의 꿈을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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