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같지 않아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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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yeshappy
- 작성일 : 2006-02-10
- 조회 : 2,38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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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에 졸업하여 인턴으로 근무하게 될 과거 유급생입니다.
저도 유급의 아픔을 알기에 지금 유급생들이 느낄 참담함과 억울함을 대충 이해합니다.
사실 의대현실이 거의 그렇지만 유급당한 사람 많이 괴롭지요. 동기들과도 서먹해지고 같이 다니는 후배들 은근히 눈치보게 되고요.
'그러면 유급당하지 않게 공부 열심히 하지 그랬냐?'는 투의 말은 사절합니다. 유급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사실 유급이란게 당하기 전까지는 남일입니다.(지금 자유게시판이 조용한 것도 일부 유급당한 사람들만의 일인 듯 치부하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근데 당하고 나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 괴롭죠. 정말 우울의 극에 다다를 때면 세상이 싫어지며 자살충동까지 느껴질 만큼이요.
이번 일을 보며 대부분의 유급당하지 않은 학우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아 이젠 정말 유급당하면 x되겠다. 앞으로 난 유급당하지 않게 공부 열심히 해야지.' 그리고는 각자의 살길만을 찾지는 않는지...... 결국 다음 학년에 또다시 유급당하는 학생들이 그 십자가(?)를 고스란히 지고 가게되겠죠.
사실 그렇습니다. 의대에서 공부 못하는 것은 죕니다. 학생 사이에서나 학교에서나 무시를 당하죠. 전 이게 처음에 무지 싫었지만 의대 현실상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 못하는 것이 죄더라도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그들을 내몰면 안됩니다.
세상에 전학기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건 어불성설 아닙니까? 사실 2년 전인가 재수강시 취득한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학칙이 바꼈을 때도 황당했지만 이번엔 아예 전체재수강이라니 어이가 없네요. 그리고 이런 통보식의 학교행정에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학생들의 현실에 슬프기도 하고요.
글을 쓰며 흥분하고 있는 이 순간 두가지 생각이 드네요. 하나는 학생의 의견은 무시된 채 내려받기 식의 학칙이 강요되는 이 억압된 현실에서 하루 빨리 벗어난다는게 다행스럽다는 생각(뭐 앞으로 인턴이 돼도 또 그 생활을 하긴 하겠습니다만은...)과 또하나는 나와 함께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 비슷한 실력이지만 간발의 차이로 나는 진급하고 유급당했던 사람들, 난 지금 졸업하고 안도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이 느낄 분노와 억울함에 대한 슬픔이요. 과연 학교가 개인의 운명을 쥐고 흔들만큼 절대적인 것입니까?
이젠 학교를 떠나는 입장이지만 이번 일만큼은 학생들 사이에서 공론화시켜 학교에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가 추축이 돼서라도요.
이번 학칙 개정이 학교의 등록금을 더 받기 위한 개정이라면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행하는 거라면 아니라고 봅니다.
나라에서 백수를 없애겠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세금을 왕창 거두면-그러니까 백수 너희들도 못 살겠으면 일하라고 하면- 나라에 백수가 없어집니까? 결국 백수만 더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갈 뿐입니다. 지금 학교측에선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학생들의 실력향상(근데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만....)을 위해 유급생들의 피눈물을 보려 하는건 아닌지...
이번 학칙은 미뤄져서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실 학장님이하 교수님들 재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시 합격 퍼센티지를 높인기 위해 더 우수한 군인을 양성한다는 미명하에 경희의대 학생들도 점점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에 내몰린다는 생각이 들면 이건 저만의 지나친 비약일까요?
저도 유급의 아픔을 알기에 지금 유급생들이 느낄 참담함과 억울함을 대충 이해합니다.
사실 의대현실이 거의 그렇지만 유급당한 사람 많이 괴롭지요. 동기들과도 서먹해지고 같이 다니는 후배들 은근히 눈치보게 되고요.
'그러면 유급당하지 않게 공부 열심히 하지 그랬냐?'는 투의 말은 사절합니다. 유급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사실 유급이란게 당하기 전까지는 남일입니다.(지금 자유게시판이 조용한 것도 일부 유급당한 사람들만의 일인 듯 치부하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근데 당하고 나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 괴롭죠. 정말 우울의 극에 다다를 때면 세상이 싫어지며 자살충동까지 느껴질 만큼이요.
이번 일을 보며 대부분의 유급당하지 않은 학우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아 이젠 정말 유급당하면 x되겠다. 앞으로 난 유급당하지 않게 공부 열심히 해야지.' 그리고는 각자의 살길만을 찾지는 않는지...... 결국 다음 학년에 또다시 유급당하는 학생들이 그 십자가(?)를 고스란히 지고 가게되겠죠.
사실 그렇습니다. 의대에서 공부 못하는 것은 죕니다. 학생 사이에서나 학교에서나 무시를 당하죠. 전 이게 처음에 무지 싫었지만 의대 현실상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 못하는 것이 죄더라도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그들을 내몰면 안됩니다.
세상에 전학기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건 어불성설 아닙니까? 사실 2년 전인가 재수강시 취득한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학칙이 바꼈을 때도 황당했지만 이번엔 아예 전체재수강이라니 어이가 없네요. 그리고 이런 통보식의 학교행정에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학생들의 현실에 슬프기도 하고요.
글을 쓰며 흥분하고 있는 이 순간 두가지 생각이 드네요. 하나는 학생의 의견은 무시된 채 내려받기 식의 학칙이 강요되는 이 억압된 현실에서 하루 빨리 벗어난다는게 다행스럽다는 생각(뭐 앞으로 인턴이 돼도 또 그 생활을 하긴 하겠습니다만은...)과 또하나는 나와 함께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 비슷한 실력이지만 간발의 차이로 나는 진급하고 유급당했던 사람들, 난 지금 졸업하고 안도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이 느낄 분노와 억울함에 대한 슬픔이요. 과연 학교가 개인의 운명을 쥐고 흔들만큼 절대적인 것입니까?
이젠 학교를 떠나는 입장이지만 이번 일만큼은 학생들 사이에서 공론화시켜 학교에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가 추축이 돼서라도요.
이번 학칙 개정이 학교의 등록금을 더 받기 위한 개정이라면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행하는 거라면 아니라고 봅니다.
나라에서 백수를 없애겠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세금을 왕창 거두면-그러니까 백수 너희들도 못 살겠으면 일하라고 하면- 나라에 백수가 없어집니까? 결국 백수만 더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갈 뿐입니다. 지금 학교측에선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학생들의 실력향상(근데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만....)을 위해 유급생들의 피눈물을 보려 하는건 아닌지...
이번 학칙은 미뤄져서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실 학장님이하 교수님들 재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시 합격 퍼센티지를 높인기 위해 더 우수한 군인을 양성한다는 미명하에 경희의대 학생들도 점점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에 내몰린다는 생각이 들면 이건 저만의 지나친 비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