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의사는 가라 - 전여옥(한나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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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dudhr
- 작성일 : 200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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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 의사는 가라 - 전여옥 <2000. 2. 23. 스포츠 조선>
며칠 전 아이가 한밤에 아팠다. 내가 살고 있는 일산은 신도시의 태를 아직 벗지 못해 최근에야 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 문을 열었다.
고열에 콧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를 해열제를 먹여 병원 응급실에 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전혀 응급실 같은 긴장이 없었다. 진찰료를 치르고 소아과 담당의사에게 갔다. 나는 당연히 우리 아이가 1주일 전부터 배앓이를 했고 목이 부었다는 경과를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전에 배가 아팠는데'라고 한마디를 꺼내자 새파란 의사가 `그거하고 열나는 것하고는 상관없어요' 하고 한방에 쏘아붙이는 것이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내가 아이하고 싸울 일이 있나 싶어 최대한의 인내력을 발휘해 밤에 고열이 계속 되었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그는 지금은 열이 별로 없는데 웬 난리냐는 투였다. 나는 기가 막혀 해열제를 먹었기 때문에 열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다시 그가 `얼마를 먹였어욧?'하고 쏘았다. 나는 보통 기본인 4-5 밀리리터를 먹었다고 대답하자 `해열제에 기본이 어디 있어요? 그런 것을 정확히 알아야지'하며 면박을 주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내가 면박을 당할 때 당하더라도 보통 4살짜리 아이는 해열제 복용 기본이 4-5 밀리인데(체중에 따라 정해진다) 그것도 모르냐고 눈을 똑바로 뜨고 대꾸했다. 어쨌든 나는 내 아이 생각을 해서 콧물이 심하고 밤이면 열이 오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만한 환자에게 분풀이를 제대로 못해 씩씩거리면서 처방전을 썼다. 야간 약국에 처방전을 내밀면서 나는 찜찜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저 돌팔이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약사에게 처방의 내용을 물어봤다.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콧물을 완화 시키는 약은 전혀 없이 거담진해제만 처방이 되어있었다. 게다가 어린아이에게는 좀처럼 쓰지 않는 강도 높은 항생제가 들어있었다.
나는 그 의사를 찾아가 항의했더니 대뜸 한다는 이야기가 `그럼 안오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 나는 `물론 다시 오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의사라면 먼저 한 인간으로서 교양을 갖추고 상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나왔다.
의약분업을 앞두고 의사들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이제 의사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의사들도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의사만 가난하고 굶어죽으면 안되는가? 서양의 3류 의사들은 다 굶어죽는다. 즉 의사라는 것 하나만으로 환자를 얄잡아보고 그것도 인턴 레지던트들이 유달리 오만하게 구는 의료현장은 궁극적으로 많은 의사들을 굶어 죽게 만들 것이다. 어떤 이는 일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인들이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그 요구는 더 높다. 또한 문제는 항상 일부가 일으키는 만큼 일부의 문제는 전체의 문제이다. 만일 그것이 싫은 자신 없는 3류들은 제발 의사를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국민건강에, 정신건강까지 포함해 3류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해를 끼쳤는가를 물어보면서 말이다.
며칠 전 아이가 한밤에 아팠다. 내가 살고 있는 일산은 신도시의 태를 아직 벗지 못해 최근에야 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 문을 열었다.
고열에 콧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를 해열제를 먹여 병원 응급실에 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전혀 응급실 같은 긴장이 없었다. 진찰료를 치르고 소아과 담당의사에게 갔다. 나는 당연히 우리 아이가 1주일 전부터 배앓이를 했고 목이 부었다는 경과를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전에 배가 아팠는데'라고 한마디를 꺼내자 새파란 의사가 `그거하고 열나는 것하고는 상관없어요' 하고 한방에 쏘아붙이는 것이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내가 아이하고 싸울 일이 있나 싶어 최대한의 인내력을 발휘해 밤에 고열이 계속 되었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그는 지금은 열이 별로 없는데 웬 난리냐는 투였다. 나는 기가 막혀 해열제를 먹었기 때문에 열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다시 그가 `얼마를 먹였어욧?'하고 쏘았다. 나는 보통 기본인 4-5 밀리리터를 먹었다고 대답하자 `해열제에 기본이 어디 있어요? 그런 것을 정확히 알아야지'하며 면박을 주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내가 면박을 당할 때 당하더라도 보통 4살짜리 아이는 해열제 복용 기본이 4-5 밀리인데(체중에 따라 정해진다) 그것도 모르냐고 눈을 똑바로 뜨고 대꾸했다. 어쨌든 나는 내 아이 생각을 해서 콧물이 심하고 밤이면 열이 오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만한 환자에게 분풀이를 제대로 못해 씩씩거리면서 처방전을 썼다. 야간 약국에 처방전을 내밀면서 나는 찜찜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저 돌팔이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약사에게 처방의 내용을 물어봤다.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콧물을 완화 시키는 약은 전혀 없이 거담진해제만 처방이 되어있었다. 게다가 어린아이에게는 좀처럼 쓰지 않는 강도 높은 항생제가 들어있었다.
나는 그 의사를 찾아가 항의했더니 대뜸 한다는 이야기가 `그럼 안오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 나는 `물론 다시 오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의사라면 먼저 한 인간으로서 교양을 갖추고 상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나왔다.
의약분업을 앞두고 의사들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이제 의사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의사들도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의사만 가난하고 굶어죽으면 안되는가? 서양의 3류 의사들은 다 굶어죽는다. 즉 의사라는 것 하나만으로 환자를 얄잡아보고 그것도 인턴 레지던트들이 유달리 오만하게 구는 의료현장은 궁극적으로 많은 의사들을 굶어 죽게 만들 것이다. 어떤 이는 일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인들이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그 요구는 더 높다. 또한 문제는 항상 일부가 일으키는 만큼 일부의 문제는 전체의 문제이다. 만일 그것이 싫은 자신 없는 3류들은 제발 의사를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국민건강에, 정신건강까지 포함해 3류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해를 끼쳤는가를 물어보면서 말이다.